장현준 교수 "스마트폰 보느라 고개 숙이고 다녀…젊은 목 디스크 환자 급증"

입력 2024-01-16 16:06   수정 2024-01-16 16:07


“7~8년 전엔 척추 디스크 수술 환자 중 목(경추) 디스크 환자가 20%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젠 40%로 크게 늘었죠. 젊은 나이에 목 통증과 함께 힘 빠짐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해보는 게 좋습니다.”

장현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는 16일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목 디스크 질환 발생 연령이 빨라지는 데다 큰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목 부분 척추인 경추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디스크탈출증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시간이 증가하며 목의 C자 만곡이 일자로 굳어지는 거북목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전국 각지에서 척추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몰리는 병원이다. 1990년 국내 처음으로 척추센터를 연 뒤 국내 표준치료법을 정립하는 등 해당 질환 치료를 이끌고 있다. 장 교수는 디스크탈출증뿐 아니라 후종인대골화증, 척수종양 등 난치성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이 분야 명의다.

그는 2021년 김경현 교수와 함께 80세 이상 수술 환자들을 분석해 과거 병력 등이 없다면 고령층도 적극적으로 척추 수술을 받는 게 좋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연구를 통해 건강한 노년층은 척추 수술을 받아도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통증과 삶의 질 개선을 원한다면 수술받는 게 좋다는 의미다. 장 교수를 통해 목 디스크 질환과 난치성 척추질환인 후종인대골화증 등에 대해 알아봤다.

▷목 척추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과거에는 농사 탓에 허리가 굽는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최근엔 목 디스크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타고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보느라 목을 숙이고 있다. 고개를 숙이면 디스크와 뼈에 부담이 커진다. 젊은 연령대에 목 디스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척추가 굽으면 연쇄 영향을 받는다. 여러 곳이 나빠져 큰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늘었다. 30~40분마다 스트레칭하면 질환으로 발전하는 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 걷기 운동도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이 목 통증을 호소한다. 어느 정도면 수술해야 하나.

“의사들은 증상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서 판단한다. 통증과 힘 빠짐이다. 수술이 더 시급한 증상은 힘 빠짐이다. 힘이 빠져 키보드를 치는 게 어렵고 빨리 걷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들어와서 뛰어야겠다고 마음먹어도 뛰지 못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힘 빠짐 없이 극심한 통증만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디스크가 터지면 팔다리를 뜯어내고 싶다고까지 통증을 호소한다. 사실 외상이 아니라면 경추 통증만으로는 응급질환일 가능성은 낮다. 디스크 질환으로 통증만 있으면 대개 3개월 정도 약물치료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디스크는 연골이기 때문에 터져도 대부분 다시 흡수된다. 약 90%는 3개월 정도 지나면 흡수되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이다.”

▷너무 일찍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의미인가.

“경추는 한번 건드리면 연쇄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 디스크 협착증이라면 3개월 정도 기다려보는 게 좋다. 2개월 정도면 대부분 낫는다. 이 기간엔 최대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급성 통증 증상이 사라진 뒤 운동해 근력을 키워야 한다. 물론 환자가 너무 아파서 일상생활도 못하고 통증 조절이 안 된다고 하면 수술을 한다. 반면 후종인대골화증 같은 난치성 질환은 통증이 심하지 않아도 수술 권고를 받았다면 수술하는 게 좋다. 수술이 늦어지면 작은 충격으로도 팔다리 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생소한 질환이다.

“한국인은 3~4% 정도, 서양인은 1% 정도에게서 발병한다. 동아시아 환자가 많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데 목이 좀 아파서 엑스레이를 찍고 ‘뼈에 석회가 끼어 있다’는 진단을 받는 환자가 많다. 환자마다 진행 속도가 달라 연령도 다양하다. 척추 뒤쪽 신경 안에 있는 후종인대가 골화되면서 두꺼워져 신경을 누르게 된다. 디스크는 90% 정도가 흡수되지만 골화증은 그대로 있거나 자란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신경이 눌렸는지 등을 대부분 식별할 수 있다. 근전도검사도 한다. 사지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이상해졌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소변을 보는 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후종인대골화증 환자들에겐 재수술 고민이 크다.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60% 이상 막히면 수술을 권고한다. 모양이 뾰족해 신경을 누를 때도 수술을 권한다. 넓혀주는 수술을 받아도 골화증은 계속 진행할 수 있다. 1~2년마다 추적 관찰해야 한다. 8년 이상 추적 관찰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재수술 환자가 6% 정도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경추학회에서 발표했다. 개인적으론 경추 수술 후 뼈의 운동성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수술 후 재수술 없이 일상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숙제다.”

▷힘 빠짐 증상을 잡는 게 중요하겠다.

“다리 힘이 빠져 비틀거릴 정도인데 고관절이나 허리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흉추, 목, 머리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힘 빠짐 증상이 생겼다면 나이 탓이라고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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